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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한때 글쓰기를 강의했던 적이 있었다는 사실이 창처럼 무의식을 깨뜨리고 기억될 때마다 나는 얼굴을 붉히고 만다. 뜨거워진 낯에 쫓기듯 손가락이 자판 위에서 위태롭게 비틀거리며 문장들이 달음질을 쳐본다. 하지만 자끌 무엇을 흘리는지 자꾸 왔던 길을 되짚어가느라 정작 몇 걸음 걷지 못하고 진이 빠지고 만다. 글자들이 주춤거리다가 화면을 덮고 말았던 기억으로 점철된 내 글쓰기의 추억이 트라우마가 된 모양이다. 어느새 난 제대로 완결된 글을 쓸 수 없는 반편이가 되고 말아다. 정말 내가 글쓰기 강의를 했었던 것일까?
시작을 위하여
써야 할 글은 늘 밀려있고 산만하게 흩어진 정신은 제대로 된 문장의 연쇄를 이어가지 못한다. 그저 한두 문장을 적어 놓고 여기저기를 손본다가 결국 백스페이스 키로 시간을 되돌린다. 그래서는 어떤 글도 완결할 수 없는 것이다. 지금은 글의 수준을 떠나서 마침표를 찍은 하나의 글을 완성해 내야 할 듯하다. 글을 완성하는 습관을 길러야 죽이 되든 밥이 되는 내가 써야 할 글도 써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가고 싶고 가야 할 길을 위해 오늘부터 하나의 주체에 대한 글을 매일 한 편씩 완성애 내는 수련을 시작한다. 시작을 위한 시작이다.
이 역시
물론 이 솔루션이 새로울 것은 아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몇 번 시도를 했었다. 하지만 작심 일주일을 넘기기가 어려웠다. 글쓰는 행위 자체의 어려움도 있게지만 되돌아보면 문제는 글쓰기 외적인 부분이었다. 즉 저녁 시간을 내 의지대로 보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게으름과 약속, 야근 게다가 육아 등 여러 잡다한 일들에 발목이 잡혔던 탓이다. 이러저런 것들에 치이다 보면 마감인 자정이 훌쩍 지나기 십상이었고 이런 날들이 한번 두번 이어지다가 결국 의지가 꺾이고 마는 것이다. 잘못을 반복하지 마라. 너는 원숭이가 아니다. 아니 원숭이도 이정도 시행착오를 겪었다면 다른 해법을 찾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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